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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변호사의 서랍

executory contract

미이행계약이란 무엇인가?

한국어로는 “미이행계약”이라고 한다. 오로지 파산했을 경우에만 의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파산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나 컨텐츠의 경우에는 주의하여야 한다.

미국 파산법은 파산회사, 즉 채무자에게 호의적이다. 만일 어떤 계약이 미이행계약이라면, 채무자는 (1) 착하게 계약을 이행하거나, (2) 계약을 위반하거나 (이 경우 파산법에 따른 무담보 채권이 된다), 아니면 (3)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오랫동안 시간을 끌 수 있다. 채무자가 쓸 수 있는 큰 협박용 무기가 되는 것이다. 최악의 협박은 미이행계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웨스트브룩 (Jay Lawrence Westbrook)은 파산법 전체에서 가장 사이키델릭하다고 말한다 (A Functional Analysis of Executory Contracts). 즉, 계약서 작성 기술만으로 피해나갈 방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도대체 미이행계약, “executory contract”란 무엇인가? 아무도 모른다. 일반론적으로는 양당사자가 (또는 소수의 법원에 따르면 파산 채무자가) 추가로 이행할 의무가 남아 있으면 미이행계약이라고 한다. 한 가지 힌트는 executory contract의 반대말은 executed contract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꼭 반대말인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executed contract는 한국어로 번역할 때에는 위의 “미이행계약”이라는 말애 반대하여 “실행계약” 또는 “이행계약” 또는 “이행완료계약”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게 과연 옳은 번역인지 생각해 보자. 계약이란 무엇인가? 일단 당사자들이 합의하고, 서명한 것이 계약이다 (적어도 형식적으로 규정하자면). 이렇게 형식적으로 따지자면, executed contract란 당사자들이 합의하고, 서명하였으면 충분한 것인가? 아니면, 당사자들이 합의하고 서명하였으며, 나아가 앞으로 장래에 이행하여야 할 의무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야만 executed contract인가? 다른 한 편으로는 장래에 이행할 의무가 서로에게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고, 체결과 동시에 완료되는 종류의 계약은 계약인가? 그냥 거래확인증이나 영수증 정도 아닐까? “Black’s Law Dictionary”에 따르면, 이 “executed contract”는 이 두 가지 의미로 모두 쓰인다. 후자의 의미로 쓰일 때에는 “체결된 계약”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좋겠다.

체결, 미이행계약의 경우

이미 체결되었지만, 미이행상태인 계약은 가능한가? 물론이다. 예를 들어, 간단한 임대차계약을 생각해 보자. 1월 1일 게약을 양당사자가 체결하였고, 3월 1일에 임대차가 개시된다고 하면, 계약은 체결되었지만, 미이행된 계약이다. 계약의 계약체결일과 효력발생일이 다를 수도 있다. 중고차를 3월 1일에 구매하기로 1월 1일에 체결하였다면, 계약체결일은 1월 1일, 효력발생일은 3월1일인 것이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executory contract”의 반대말은 “executed contract”가 아닌 것이다.

핵심은 상대방이 파산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파산후 “executory contract” 로 취급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계약의 유형을 규정하거나 계약의 해지 조항을 작성하는 방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대응전략

대응전략을 만들기가 가장 까다로운 분야가 바로 이 분야일 것이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거기에서 빠져 나갈 방법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대부분의 미이행계약은 이미 미이행계약인 한 빠져나갈 방법이 거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무어 (Schuyler M. Moore)가 제시한 대응전략을 기초로 하여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는 라이센스 전략에만 국한해서 (그것도 영화에만 국한하여) 말한다.

라이센서의 경우: 라이센시가 파산할 경우가 우려되는 때

사실상 빠져나가는 방법은 무어에 따르면 라이센스를 다른 종류의 계약으로 바꾸어 미이행계약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 (아래의 첫번째와 네번째)과 해지조항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는 방법 (두번째와 세번째), 그리고 담보를 설정하는 방법 정도밖에 없다.

  1. 라이센스 계약의 상대방을 라이센시로 설정하지 말고, 상대방을 판매대리인으로 지정하고 고정된 커미션을 받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여러 단계에 걸쳐 라이센스가 체결된다면 유용한 방법이다. 로열티는 라이센시가 받아 전달하지 말고 직접 라이센서에게 지불하거나 별도의 신탁계좌로 지불하게 하고, 판매 대리인은 커미션을 받고, 나머지는 라이센서에게 가도록 한다.
  2. 라이센스 계약에 “핵심인물 (key-man)” 조항을 추가한다. 특정 직원이 퇴직하면 라이센스 계약이 해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경우 파산하면 핵심인물이 퇴직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3. 위반시 해지조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한다.
  4. “매매”가 아니라 “라이센스”로 구성한다. 즉, 법원이 해지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둔다.
  5. 라이센스의 대상인 권리에 대한 담보권을 설정해 둔다.

라이센시의 경우: 라이센서가 파산할 경우가 우려될 때

사실상 위와는 정반대이다.

  1. 판매대리인으로서 계약하지 않는다.
  2. 배타적 라이센스임을 명시한다.
  3. 여하한 경우에도 해지하지 않음을 명시한다. 내 생각에는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4. 미국 저작권청 (Copyright Office) 및 기타 해외의 유사 기관에 등록한다.
  5. 거래를 라이센스가 아니라 매매로서 구성한다.

참고한 글

  1. legal dictionary executory contract
  2. legal dictionary executed contract
  3. wikipedia executory contract
  4. US Attorney’s Manual executory contract
  5. 11 U.S. Code § 365 - Executory contracts and unexpired leases
  6. Bryan A. Garner, Black’s Law Dictionary (9th Edition)
  7. Schuyler M. Moore, The Biz (3rd Edition)



이 글은 11/07/2016에 마지막으로 수정하였다 (버전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