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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변호사의 서랍

[biotechnology] 바이오 테크놀로지 사업 이야기 두번째 - 인라이센싱

2016년 11월 29일


협상의 첫걸음이자 마지막은 협상 테이블의 반대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타트업은 반드시 벤처캐피탈을 알아야 한다. 벤처캐피탈에 대해서 딱 하나만 알아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제이 커브 (J Curve)이다. 마찬가지로, 바이오테크놀로지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바이오벅스를 알아야 하고, 바이오벅스를 알려면 반드시 인라이센싱 (inlicensing) 을 이해해야 한다. 협상 테이블의 반대쪽에 앉아 있는 사람의 동기와 목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인라이센싱이란 무엇인가? 인라이센싱의 반대는 아웃라이센싱이다. 둘 다 라이센싱 계약이다. 누군가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를 설립하여 제품 개발을 추진한다고 하자. 그리고, 그 회사가 대형제약회사와 개발에 대한 협력 및 세계적인 판매 등에 대하여 계약을 체결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것은 라이센싱 계약이다. 그리고, 그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아웃라이센싱이고,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라이센싱이다. “그냥 평범한 라이센싱 계약인 것 같은데 왜 이게 제이커브만큼이나 중요할까?

그 이유는 바로 특허 때문이다. 특허의 특징은 언젠가는 만료된다는 것이다. 특허가 만료되면, 특허의 보호를 받던 약품을 아무나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아무나 만든 약품을 제네릭스 (generics)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복제약”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상당히 (마케팅적인, 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번역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번역은 아마도 “일반약” 정도일 것이다. 여하튼 미국의 경우 전체 약품시장의 88% 정도가 제네릭스 시장이라고 한다 (위 위키피디어 페이지).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완전히 달라진 시장 구조이다. 과거에는 특허가 만료된 후 매출이 심각하게 줄어들 때까지 약 2-3년이 걸렸는데, 요즘은 매출의 80%를 잃는데까지 3개월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특허 제품이 성공적이었을수록 이 과정은 더 심각하다.

게다가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돈도 많이 들 뿐 아니라, 실패확률도 아주 높다. 보통 약품의 개발 단계를 타겟 선정, 임상전, 1상, 2상, 3상으로 나눈다. 타겟선정한 프로젝트 가운데 90%는 임상전 단계에 이르지도 못하고 사라진다. 임상전 단계에 이른 제품의 90%는 1상까지 가지 못하고 사라진다. 1상에 도달한 제품 가운데 90%는 3상까지 가지 못하고 사라진다. 즉, 1000개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그 가운데 단 하나가 3상을 통과하는 것이다.

수익률을 유지하여야 하는 압력과 제네릭스 기술의 발달, 거의 1조원에 달하는 신약개발의 무지막지한 비용, 그리고 과학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제약회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다. 인수합병 아니면 인라이센싱인 것이다. 제약회사는 장비, 전문성, 물품 및 자본을 제공하고, 바이오벤처회사는 리서치 인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수익을 공유하고, 실패할 경우에는 손실을 공유한다 (What is inlicensing).

대형제약사로서는 인라이센싱 또는 인수합병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앞에서 말했는데, 이 두 가지 경향이 합쳐지는 곳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 인수합병을 할 경우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르고 수많은 프로젝트가 사상된다. 즉, 인수합병 이후의 제약사가 인라이센싱이 아니라 오히려 아웃라이센싱의 주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인수합병 이후 중단한 제품 또는 프로젝트를 인수합병하여 전문 제약사가 될 수도 있고,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역으로 이런 제품 또는 프로젝트를 인라이센싱하여 제품개발을 계속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스타트업은 특별한 니치를 발견한 것이다. 데니스 섀퍼는 이런 전략을 추진하는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입장과 문제를 inlicensing as a business model에서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제안한다.

1. 일반적인 기초 리서치보다 의료 및 임상 전문가 중심으로 사람들을 포진시킨다. 즉 약품의 개발과 임상개발에 전문성을 확보한다.

2. 대형제약사를 설득하는 한 가지 방법을 특정 제품의 예상치 못했던 다른 용도를 발견하는 것이다.

3. 제약사의 인수합병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제품후보를 개발한다.

4. 임상단계에 투입되는 비용을 감소시키는 방안에 집중한다. 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 기성제약사에서는 약 2천5백억 정도의 연간판매액이 예상되어야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5백억에서 1천억원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게 할 수 있다.